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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4
<성 베드로니오(San Petronio)>
작가: 피에트로 디 조반니 리아노리(Pietro di Giovanni Lianori)
연대: 15세기 중엽, 1450년경
소장: 이탈리아 볼로냐 국립회화관(Pinacoteca Nazionale di Bologna)
기법·시대: 템페라와 금박, 목판, 15세기 이탈리아 후기 고딕·초기 르네상스, 볼로냐 화파
유형: 수호성인 주교 초상, 볼로냐 도시 모형을 든 성인 도상
성화특징
성 베드로니오는 황금빛 건축 공간을 배경으로 주교관을 쓰고 앉아 있는 노년의 주교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머리에는 커다란 금빛 후광이 둘러져 있고, 길게 내려오는 회색 수염과 아래를 향한 진지한 눈빛은 연륜과 깊은 사목적 성찰을 느끼게 합니다.
성인의 한쪽에는 성벽과 여러 교회 건물, 높이 솟은 탑들로 구성된 거대한 도시 모형이 자리합니다. 이는 베드로니오가 주교로 봉직하고 수호성인으로 공경받는 볼로냐를 상징합니다. 특히 중앙에 우뚝 솟은 두 개의 높은 탑은 중세 볼로냐의 대표적인 도시 경관을 연상시키며, 성벽에는 흰 바탕에 붉은 십자가가 표시되어 도시의 그리스도교적 정체성을 강조합니다.
다른편에는 주교의 사목권을 상징하는 화려한 목장이 길게 세워져 있습니다. 흰색 주교복 위에는 분홍빛과 붉은빛이 감도는 망토가 드리워져 있고, 금빛 테두리와 녹색 천이 더해져 매우 풍부한 색채 구성을 이룹니다. 주교관과 목장, 후광, 도시 모형이라는 여러 상징을 한 화면에 집중시켜 성인의 신원을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배경 전체를 채우는 금빛과 평면적으로 처리된 건축 장식, 세밀하게 묘사된 전례복에서는 중세 후기의 장식적 전통이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반면 성인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과 눈 밑의 음영, 처진 눈꺼풀,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수염을 세밀하게 표현하여 실제 노년의 인물을 마주하는 듯한 현실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성화해설
피에트로 디 조반니 리아노리는 15세기 전반과 중엽 볼로냐에서 활동한 화가로, 후기 고딕의 장식적인 전통과 점차 발전하던 르네상스의 사실적인 인물 표현이 공존하는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이 <성 베드로니오>에서도 금빛 배경과 화려한 색채라는 전통적인 성화 형식 안에 성인의 나이와 성격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려는 사실적인 표현이 함께 나타납니다.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성인과 거의 맞먹는 크기로 그려진 볼로냐의 도시 모형입니다. 일반적인 성인화에서 도시 모형이 성인의 신원을 알려주는 작은 지물로 등장하는 것과 달리, 이 작품에서는 도시 자체가 화면의 중요한 주인공처럼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는 베드로니오에 대한 공경이 그의 개인적 성덕뿐 아니라 ‘볼로냐의 주교이며 수호자’라는 도시의 역사적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높은 탑과 성벽, 교회 건축물이 밀집된 도시 모형은 실제 볼로냐를 축소하여 정확하게 재현한 지도라기보다는 중세 도시 볼로냐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집약한 모습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성인이 거대한 도시를 가까이 두고 있는 구성은 볼로냐 전체가 그의 보호와 사목적 관심 아래 놓여 있다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성인의 표정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그는 관람자를 향해 권위적으로 시선을 내보내기보다 눈을 아래로 낮추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모습을 보입니다. 화려한 주교복과 금빛 배경이 그의 교회적 권위를 나타낸다면, 늙고 진지한 얼굴은 오랜 세월 공동체를 책임진 목자의 인간적인 무게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성 베드로니오는 영광스럽게 높여진 성인이면서 동시에 자신에게 맡겨진 도시를 바라보는 목자로 나타납니다. 금빛 천상성과 현실적인 도시, 주교의 권위와 노년의 진중한 표정이 한 화면 안에 결합되면서, 볼로냐를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수호성인 베드로니오의 정체성을 매우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성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