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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4
<프라하의 성 아달베르트>
작가: 미상
연대: 미상
소장: 폴란드 므와바(Mława)
기법·시대: 유채화로 추정, 전통적 가톨릭 성인화
유형: 주교 성인 초상, 순교자·선교사 도상
성화특징
화면 중앙에는 프라하의 주교 성 아달베르트가 붉은 주교관과 화려한 붉은 제의를 갖추고 서 있습니다. 머리 주위에는 가느다란 빛줄기로 이루어진 후광이 표현되어 있으며, 흰 수염과 온화하면서도 엄숙한 얼굴은 교회의 원로 목자와 성인으로서의 품위를 강조합니다. 한손은 축복하는 자세로 들어 올리고 다른손에는 화려한 주교 지팡이를 세워 들고 있습니다.
성인의 주교 지팡이 옆에는 길고 짙은 녹색의 종려나무 가지가 함께 배치되어 있습니다. 종려나무 가지는 초대 교회 이래 순교자가 죽음을 넘어 그리스도 안에서 승리했음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상징으로, 성 아달베르트가 997년 프로이센 선교 중 순교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화면 왼쪽 뒤에는 두 명의 성직자가 성인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쪽 성직자는 펼쳐진 책을 들고 있으며, 그 책에는 “ORATE PRO PERSEQUENTIBUS ET CALUMNIANTIBUS VOS”(너희를 박해하고 중상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라는 뜻의 라틴어 문구가 보입니다. 이는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이를 위하여 기도하라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성 아달베르트의 박해와 순교에 연결하는 장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땅 위에 놓인 여러 개의 창이 매우 뚜렷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가 아니라 성 아달베르트가 이교도들의 창에 찔려 순교한 사실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순교 도구입니다. 뒤쪽으로는 강과 건물, 언덕이 이어지는 넓은 풍경을 배치하여 성인의 생애가 수도원이나 주교좌에 머물지 않고 여러 지역으로 향했던 선교의 여정과 연결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성화해설
이 작품은 성 아달베르트를 ‘프라하의 주교’와 ‘복음 선교사’, 그리고 ‘순교자’라는 세 가지 모습으로 종합하여 보여줍니다. 주교관과 주교 지팡이는 교회의 목자로서 받은 직무를, 종려나무 가지와 화면 아래의 창들은 순교를 나타냅니다. 특히 창과 종려나무 가지를 한 화면에 함께 배치함으로써 ‘죽음의 도구’와 ‘순교의 승리’를 서로 대응시키고 있습니다.
더욱 주목할 부분은 수행 성직자가 들고 있는 책의 문구입니다. “너희를 박해하고 중상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라는 내용은 성 아달베르트의 순교를 단순한 비극적 죽음으로 바라보지 않고, 자신을 거부하고 박해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복음을 전했던 그리스도인의 삶으로 해석하게 합니다. 화면 아래의 날카로운 창과 이 복음의 말씀이 서로 대비되면서 작품의 주제가 더욱 분명해집니다.
성인의 자세 역시 이러한 의미를 강화합니다. 그는 순교 도구인 창을 바라보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정면에서 조용히 축복하고 있습니다. 순교를 극적인 폭력 장면으로 재현하는 대신 이미 그 시련을 넘어선 성인의 평온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화가는 순교의 고통보다 신앙의 승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넓게 펼쳐진 자연 풍경 역시 성 아달베르트의 선교사적 성격과 잘 어울립니다. 그는 프라하에서 교회 개혁을 시도하다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은 뒤에도 사명을 포기하지 않고 헝가리와 폴란드, 프로이센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갔습니다. 따라서 이 성화에서 주교 지팡이, 복음의 말씀, 종려나무 가지와 창은 각각 따로 떨어진 상징이 아니라 ‘목자로 부름받아 복음을 전하고, 마침내 그 복음을 위해 생명을 바친 사람’이라는 성 아달베르트의 일생을 하나의 화면 안에서 압축하여 보여주는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