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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사진
작품 2
<성 라이문도 논나토의 순교>
작가: 비센테 카르두초(Vicente Carducho)
연대: 16세기 말–17세기 전반
소장: 스페인 마드리드, 프라도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l Prado)
기법·시대: 캔버스에 유채, 스페인 바로크 초기
유형: 성인 순교 장면(입술 고문과 신앙 증언 도상) ([프라도 미술관][1])
성화특징
화면 중앙에는 메르체다리오회의 흰 수도복을 입은 성 라이문도 논나토가 서 있습니다.
수도복 가슴에는 메르체다리오회의 문장이 달려 있으며, 성인의 머리 둘레에는 가느다란 후광이 그려져 그의 성덕을 나타냅니다.
성인은 오른손과 왼손을 각각 벌려 손바닥을 드러낸 채 고문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힘으로 저항하거나 몸을 움츠리지 않는 자세와 하늘을 향한 눈길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신앙을 포기하지 않는 순명과 인내를 보여 줍니다.
성인의 입술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으며, 한 남자가 성인의 입에 금속 자물쇠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는 노예로 붙잡힌 그리스도인들과 이슬람교도들에게 계속 복음을 전하던 성인을 침묵시키기 위해, 그의 입술을 뚫고 자물쇠를 채웠다는 전승을 묘사한 것입니다.
성인의 뒤에는 창을 든 무장한 병사가 서서 고문 장면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화면 아래와 주변에는 여러 인물이 몰려들어 이 사건을 지켜보며, 상부의 구름 사이에서는 천사들이 성인을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오른쪽 위에서 쏟아지는 강한 빛은 하느님의 현존과 성인에게 약속된 천상 영광을 나타냅니다.
성화해설
비센테 카르두초는 성 라이문도의 고통을 단순한 잔혹 행위로만 묘사하지 않고, 침묵을 강요받으면서도 내적으로는 신앙을 굽히지 않는 영적 승리의 순간으로 표현했습니다.
고문하는 인물의 긴장된 동작과 성인의 고요한 자세가 강하게 대비되면서, 육체적 폭력과 영혼의 자유가 서로 대립합니다.
성인의 입에 채워지는 자물쇠는 복음 선포를 막으려는 세상의 폭력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하늘을 바라보는 성인의 눈과 구름 사이의 천상 광채는 인간이 그의 입을 닫게 할 수는 있어도, 그가 증언하는 진리와 사랑까지 가둘 수는 없음을 보여 줍니다.
넓게 펼친 두 손은 자신을 방어하지 않고 다른 이들의 자유를 위해 스스로를 내어놓은 성인의 희생을 드러냅니다.
특히 그리스도인 노예들을 대신하여 자신이 인질로 남았던 그의 생애와 연결되면서, 이 자세는 체념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적극적인 자기 봉헌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신앙의 증언이 반드시 많은 말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묵상하게 합니다.
말할 수 없도록 입이 봉해진 순간에도 성 라이문도는 자신의 고통과 침묵 자체로 복음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 "프라도 미술관에서는 'Martirio de San Ramón Nonato(성 라이문도 논나토의 순교)'라는 제목으로 소장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순교 장면이 아니라 신앙 때문에 입술에 자물쇠를 채우는 고문을 당하는 장면을 묘사한 작품이다."